본문 바로가기

논평

봉준호 영화 기생충 결말 해석 (부제: 조여정 시계방향 뜻)

728x90

 

기생충을 보고나서 찝찝하다면, 그는 아직 사회 계급 안에 존재한다는 증거이다. 2019년 최고의 영화, 동시에 최고로 찝찝하고 유쾌하지 않은 영화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우리의 사회를 여실히 드러내기 때문이다. 계급에 관한 이야기는 비단 한국 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전세계가 끄덕거릴 작품이 아니었나, 라고 생각한다.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기생충의 등장인물 분석과 결말 정보까지 담아서 알찬 포스팅을 담아보도록 하겠다.

 

 

 

 

 

동익&연교 역(이선균, 조여정)

전형적인 상위 계층의 가족이며, 사회 경제적 지위가 높은 편에 속한다. 기택의 가족이 동익과 연교의 집안으로 취업하는 것을 전혀 눈치채지 못하며 오히려 그들을 전적으로 신뢰한다. 기택의 가족에게 ‘너그럽다’라는 평가를 받고, 이 너그러움의 원인은 역시 돈이다. '돈이 많으면 관대하다'는 대화는 많은 이들의 공감을 사지 않았을까?

*조여정의 시계방향 대사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다. 봉준호는 이 장면이 빨리 넘어가기를 바라는 압박감을 주고 싶었다고 한다. 그의 의도는 성공한 듯 하다. 

 

 

 

 

 

가정부 문광 역(이정은)

사업에 실패한 남편을 지하실에 두고 부양하며 산다.

계급에 대한 불만이 없고, 변화 없이 머물고 싶어하는 인물. 가정부는 기택의 가족과 처음 만났을 때, 탈 없이 잘 지내고 싶어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근세 역(박명훈)

등장과 함께 젖병을 무는 장면을 통해 문광이 없으면 안 되는 무능력한 아기의 모습으로 비춰진다. 자신을 먹여주고 재워주는 동익(비록 당사자는 알아채지 못하지만)을 존경하는 모습 또한 관찰할 수 있다. 이를 사회주의로 해석하는 이들이 있는데 주관적인 의견으로는 일리있는 의견인 것 같다. 자본주의에 시달리고 몰래 잠입한 벙커에서 부정적 자본주의의 세계를 탈피한 삶을 사는 것을 동익(사회주의로 치면 지도자) 덕분에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기택의 가족

개인별로 각기 다른 능력을 가지고 있다. 아버지는 운전을, 어머니는 은메달리스트(금메달리스트로 설정하지 않은 것이 포인트. 금메달을 따면 연금이 나올텐데, 그마저도 좌절되는 아쉬운 2등)이며, 기정이는 컴퓨터 기술 능력과 언변을, 기택이는 명문대 진입을 위해 수능 공부만 3년째 거듭 준비중이니, 문제 푸는 능력을 지니고 있는 셈이다.

이들은 개개인의 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삶의 업그레이드를 꿈꾸기가 여간 힘든 상황이다. 반지하에 살고 있긴 하지만, 통유리가 있는 넓은 집을 부러워하는 마음은 가지고 있다. 누구나 지위 상승의 욕구는 있으니까. 사회적 지위가 높아지고 싶은 열망을 '편법’을 이용해서 얻으려는 인물들로 그려진다.

 

 

 

 

 

 

기택 역(송강호)

과거 대만 카스테라 사업이 좌절된 후, 실패감을 맛본 가장. ‘무계획이 계획’이라는 어록을 남길 정도로 적극적으로 환경을 개선하려는 것보다는 상황에 맞게 살아가고자 한다. 근세에게서 나는 냄새 때문에 얼굴을 구기는 동익을 충동적으로 죽인다. 이에 대해선 밑에 좀 더 심층적인 해석을 적어볼 예정이다.

 

 

 

 

 

 

기우 역(최우식)

명문대를 진학하고 싶어하는 N수생, 대학을 진학하진 않았으나 문제를 푸는 기술이 뛰어난 탓에 과외에 추천되었다. 그리고 문제 푸는 기술도 결국은 '기'라는 찐 조언을 해주며 과외의 분위기를 압도한다. 자신이 가르치는 다혜가 성인이 되면 정식으로 교제하고 싶어하는데 이는 대학생 친구 박서준(극중 이름이 생각이 안 남,,,)을 부러워하는 마음이 발현된 것이라고 보인다.

 

 

 

 

기정

비록 백수지만, 포토샵과 언변에 굉장히 능하여 높은 월급으로 책정되는 미술 과외 아르바이트를 시작한다. 기택의 가족에게 잘 속는 언교와 동익의 가족을 비웃기도 하며 깔보기도 한다. 말미에는 근세의 칼에 맞아 죽음을 맞이하는 인물.

 

 

 

 

와이파이도 무료로 공유되는 걸 써야하고, 피자 아르바이트를 하지 않으면 생계가 휘청이는 가족들. 이들에게 기생은 필수적이었을 것이다. 자본주의에서 생존 능력 동시에 지위 상승을 나타내주는 '돈'. 누구보다 돈에 갈망적이었을 이 가족들은 기생하며 지위가 상승된 것처럼 행동한다. 기택이가 pretend(~하는 척하다)라는 단어로 과외를 진행하는 것도 봉감독의 의도이다. 상류층을 따라하는 '척'하는 기택의 가족을 대변하는 영단어인 셈.

 

 

 

 

결말 해석 : 송강호는 왜 이선균을 죽였는가?

 

 

많은 이들이 궁금해할 기생충 결말 부분. 다양한 해석이 있고 어떠한 것이 뚜렷하게 정답이랄 것도 없다. 영화는 각자의 해석이 정답이니깐. 그래도! 해석한 걸 몇 자 적어보겠다.

그는 상류층이 겸손하고 공손하다고 생각했지만, 다송이의 생일에 보여주는 고압적인 모습, 선을 그려서 서로 다르다는 것을 분명히하는 모순적인 태도를 발견한다. 기택이 동익을 죽인 이유는 '냄새'를 내며 근세와 기택을 하층으로 묶고 선을 긋고 싶은 상류층에 대한 분노 때문이 아니었을까? 기택도 지배 계급으로 이동(=사업의 시도)하려했지만, 실패를 경험한다. 이것은 곧 자본주의 경제 시스템에 대한 불만과 관련이 있다. 경제 체제에 대한 분노는 살인으로 표현되었으며 기택의 살인 동기라고 생각한다.

 

 


 

봉준호 감독은 사회 문제를 분명히 지적한다. 정당하게 돈을 벌든 수단을 사용하든, 지위 상승에 대한 도전은 처참하게 무너진다. 성공과 같은 계급 사회 상승적 이동성의 길은 점점 좁아지고 하층 계층은 서로 싸울 수밖에 없다는 걸 영화로 풀어내는 것만 같다. 좁고 길고 막힌 지하에서 햇볕이 잘 드는 공간으로 나가고 싶어하는 기택의 가족과 근세 부부 사이의 격렬한 싸움은 결국 같은 계층간의 싸움이라는 것이 불편한 진실이다. 한국에는 ‘개천에서 용난다’라는 속담이 있다. 사실, 이 속담은 지금 보면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21세기에는 용과 개천이 공존 할 수 없다.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찾는 것이 더 빠를 수 있다.

 

 

 

 

728x90